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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들썩이는 인플레이션

by 블랙우루스 2023. 10. 16.


올해 6월에 3%까지 하락한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CPI) 는 이후 완만하게 반등하여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3.7% 물가 상승을 기록했다. 소비자 물가지수 중 가중치가 가장 큰 주거비가 전년 동기 대비 7.2% 가 올랐고,  에너지 가격 또한 전월 대비 1.5% 상승하여 전체적인 물가 상승률을 이끌었다.


위 물가상승률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난 2년간의 물가상승률 (평균 6.75%) 이 워낙 컸다. 그래서 올해는 기저효과로 전년 동기비 대비 상승률이 낮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체감할 정도로 주거비와 에너지비가 이미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물가 억제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 미국의 주택 가격 지수를 보면 2023년 들어 다시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단 신규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주택 공실률이 6% 정도로 낮아졌는데, 이는 1970년 수준이다.

그리고 모기지 금리가 약 7% 정도로 높게 형성되어 있어 신규 주택 구매자도 진입이 어렵지만 기존 주택 보유자도 집을 쉽게 팔지 못한다. 헌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려면 원래 내던 모기지 금리보다 2배를 더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물이 나오지 않아 주택 가격 상승은 가속화되는 실정이다.

미 연준이 물가를 잡으려 금리를 급격하게 올렸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금리 인상이 물가 상승의 원인 이 된 것이다.

주택 가격뿐만 아니라 렌트비용도 동반 상승 중이다. 집 값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이자 부담을 느끼는 실수요자들이 불가피하게 임대시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금리 급등 > 주택 구매 포기 > 임대료 상승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해결책은 주택 공급을 확대하여 집값과 렌트비 상승을 억제하는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케이스 쉴러 주택 가격 지수 [출처: tradingeconomics.com]


또한 $70 달러 아래로 거래되던 국제유가는 현재는 $80-90달러 사이를 오가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들의 수요 증가에서 가격 상승의 원인을 찾는 것이 맞을 것이다.

국제유가 추이 [출처: tradingeconomics.com]


아래는 주요 국가의 제조업 지수인데 미국과 유로존은 아직도 경기 축소 국면인 50 아래에 머물러 있지만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모양새고, 중국과 인도는 경기 확장 국면인 50 위로 올라와 있지만 더 확장될지 관심이다. 아무튼 최근의 경기침체 우려와는 달리 제조업 지수가 회복되고 있어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사용량은 점차 늘어난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주요 국가의 제조업 지수 [출처: tradingeconomics.com]

한편 이러한 원유의 수요를 예상한 듯 최근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은 셰일가스 기업 파이어니어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엑슨모빌은 현재 하루 약 400만 배럴에서 향후 800만 배럴의 석유를 생산하게 되며 원유 가격의 상승이 지속되면 막대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셰일가스의 채산 비용은 전통적인 오일 생산지용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비용 감소 효과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 기업의 하루 석유 생산량 [출처: economist.com]

주거비와 에너지 가격만 놓고 봐도 물가상승률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은 하루아침에 지어지는 것이 아니고, 또 경기 확장을 위해서 에너지 사용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택 난 해소를 위해서는 향후 몇 년 간 주택 건설을 지속해야 하며 이 가운데 에너지 사용량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시대는 지속될 것이므로 관련된 기업의 지분을 늘려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워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