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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DC 여행이야기 (1)

by 블랙우루스 2023. 8. 26.

워싱턴 D.C. (Washington, District of Columbia) 는 미국의 여느 도시와는 다르게 "컬럼비아 구" 라는 공식 명칭을 가지는데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행정 구역이다. 이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수도를 건설하며 만들어진 이름으로 보통 Washington 또는 DC 등으로도 간추려 부른다.

원래 미국의 수도는 뉴욕이었다. 이후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 DC로 변경되는데, 이는 당시 농업 중심의 남부지방과 상업 중심의 북부지방 간의 정치적인 갈등으로 인해 중간 지역인 포토맥 강가 근처를 수도구역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워싱턴 DC가 어느 주에도 속하지 않도록 한 이유에는 이런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

인구 70만 명의 워싱턴 DC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자치 구역 중 하나이며, 백악관, 국회의사당, 연방대법원 등의 연방정부 주요 기관과 대사관 및 각종 국제기구의 본부가 위치해 있는 국제 정치와 외교의 중심지 이기도 하다.

백악관 북쪽 모습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호텔 바로 근처의 백악관이었다. 무더운 평일 낮이었음에도 꽤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있었다. 백악관은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인 업무 및 거주하는 관저로 유럽풍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인데, 정작 완성시킨 워싱턴 대통령은 백악관에 입주하지 못했고, 대신 2대 대통령 존 애덤스가 처음 거주했다고 한다. 

대통령과 가족들은 재임기간 동안 위 사진에서 보이는 Residence 관저에서 거주한다. 아래 백악관 구조도를 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 위의 백악관 사진은 바로 이 관저의 북쪽 North Lawn 건너편에서 찍은 것이다.

백악관 구조도

이 중앙 관저를 중심으로 백악관은 크게 이스트 윙과 웨스트 윙으로 나눠지는데, 이스트윙은 영부인의 집무실로 주로 사용되고 웨스트윙은 대통령과 핵심 비서들의 집무실로 사용된다. 사실 내부 구조를 보고 싶어 백악관 투어를 신청하려 했으나 거주지의 하원의원을 통해서만 요청을 할 수 있는 등 절차가 쉽지 않아 포기했다.
 
아래는 Washington Monument 보러 가는 길에 촬영한 백악관의 남쪽 건물 모습인데 줌인해야 자세히 볼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꽤 멀었다. 위 구조도에도 나와있듯이 백악관 남쪽에는 South Lawn 이 있어 우리가 보통 뉴스를 통해서 보는 백악관 행사는 여기서 열린다고 보면 된다.  

백악관 남쪽 모습

백악관 건물을 지나 남서쪽으로 25분 정도 걸어가면 링컨 메모리얼 기념관을 볼 수 있다. 예전과 다르게 건물 곳곳이 공사 중인 모습이었는데, 미국 독립 250주년에 맞추어 미국역사를 담은 박물관 등을 추가하는 작업을 2026년까지 진행한다고 한다. 몇 년 뒤에 한번 더 방문해야 할 이유가 생겼다.

링컨 기념관 전경

메모리얼 건물 안에는 당연히 링컨이 앉아 있는 동상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세월이 지나도 그 모습 그대로였다. 약 6미터 높이의 동상 왼쪽에는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문이 오른쪽에는 두 번째 대통령 취임 연설문이 각각 새겨져 있다.  

링컨 동상

참고로 미국 5달러 지폐 앞면에는 아브라함 링컨의 초상화가 포함되어 있고, 뒷면에는 링컨 메모리얼 기념관이 새겨져 있을 정도로 기념비적인 장소로 볼 수 있다.

5달러 지폐 [출처: Wikimedia Commons]

링컨 기념관을 나서면 바로 리플렉팅 풀 (Lincoln Memorial Reflecting Pool) 을 볼 수 있다. 약 600미터 길이의 이 풀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이 반전시위 연설을 한 장소로 유명하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I have a dream 연설을 한 배경이기도 하다.

리플렉팅 풀

리플렉팅 풀 바로 오른쪽에는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 공원 (Korean War Veteran Memorial) 이 위치해 있는데 여기에는 참전 용사들을 본뜬 동상들과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마침 올해가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라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체감온도 41도가 넘는 폭염에도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한국전 참전 용사 동상들
한국전 참전 용사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

리플렉팅 풀 끝에는 제2차 세계 대전 기념비가 건립되어 있었다. 총 56개의 기념비가 양쪽에 반원형으로 나열되어 있으며, 각 기둥에는 미국의 State 주 이름이 새겨져 있다. 링컨 기념관을 바라보는 방향에는 자유의 대가 (The Price of Freedom) 라는 메시지가 적혀있어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의 희생을 기리고 있었다.

세계 2차대전 기념비
각 기둥에는 미국 주 이름이 새겨져 있음

오늘 마지막으로 구경할 곳은 바로 워싱턴 기념탑 (Washington Monument) 이다. 내셔널 몰의 중간 지역에 위치한 이 곳은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기념비로 약 170미터의 높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정상까지 무료로 입장할 수 있지만 사전 예약을 하거나 티켓을 발급받아야 한다. 폭염 더위에 지쳐있던 터라 대기줄을 서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하여  멀리서나마 사진 촬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워싱턴 기념탑
내셔널 몰 지도 (National 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