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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애틀 여행이야기 (2)

by 블랙우루스 2023. 8. 11.

시애틀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재밌는 다리가 있다고 하여 그쪽으로 향했다. 그 다리 아래에는 프레몬트 트롤 (Fremont Troll) 이 살고 있다고 했다. 트롤 (Troll) 은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괴물인데 신들과의 전쟁에서 패하여 깊은 계곡이나 동굴 등에서 산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가보니 진짜 5.5미터 크기의 거대한 트롤 조각상이 건축되어 있었다. 상체만 드러난 형태였는데 왼쪽 손에는 폭스바겐 비틀 차량을 움켜쥐고 있는 모습이었다. 재미있는 설정의 이 작품은 4명의 현지 예술가가 조각한 것으로 원래는 다리 아래에 살고 있는 노숙자들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조각상 하나로 지역사회의 랜드마크가 된 이 작품을 기리기 위해 2005년에는 이 길 이름을 트롤 애브뉴 (Troll Avenue) 로 지정하였다. 주변이 바로 주택가여서 별도로 주차할 공간은 없으므로 스트릿 파킹을 하려면 주변을 좀 돌아다녀야 한다.

The Fremont Troll - North 36th Street, Troll Ave N, Seattle, WA 98103

거대한 괴물을 뒤로하고 오늘의 메인 목적지인 스페이스 니들 (Space Needle) 로 이동했다.

시애틀의 상징이자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니들은 약 184미터 높이의 탑이다. 시애틀 중심부에 위치해 있는 이 탑은 세계 박람회를 위해 1962년에 지어졌다.

소련이 1957년에 처음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자 미국은 NASA를 창설한다. 이에 미국의 우주 탐사 의지를 홍보하기 위해 엑스포를 개최하는데, 상징적인 건물이 필요하여 우주선의 모양을 바늘 위에 올려놓은 듯한 모습으로 건설한 것이다.

시애틀의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강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이다. 

 
스페이스 니들의 입장료는 일반 성인 35달러인데, 입장하면서 무료로 사진을 찍어주며 배경을 여러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나중에 스페이스 니들 홈페이지에서 티켓 번호를 입력하면 여러가지 배경으로 사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기념품 파는 공간을 볼 수 있었는데, 중간 부분에 레고로 만들어진 스페이스 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레고의 전망대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창문마다 여러 모습의 레고 사람이 채워져 있는 부분이 재미있다. 


일단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서쪽으로는 탁 트인 엘리엇 만 (Elliott Bay) 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시애틀 도심을 볼 수 있다. 외부로도 나갈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곳곳에 의자가 설치되어 있어 앉아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연출을 할 수 있다.

 
전망대 내부의 바닥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아래 부분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으며, 바닥 자체가 360도 회전할 수 있게 되어있어 가만히 서 있으면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다. 주변의 건물들도 전망대의 관광객을 위해 건물 옥상에 재미있는 그림을 곳곳에 그려 넣었다.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시애틀 중앙도서관 (Seattle Central Library) 이다. 워싱턴 주의 최대 도서관인 이곳은 우선 외관부터가 압도적이다. 11층 높이의 건물은 외관이 모두 유리와 철골로 이루어져 있으며 미래 지향적인 컨셉을 담고 있다. 2004년 개방한 이래 매년 200만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인기 장소이다. 
 

 
건물 내부의 그라운드 층은 상당히 공간이 컸는데 15m 높이의 천장이 주는 여백의 미와 너른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채광이 그 공간을 밝고 따뜻하게 채워주고 있었다. 

 

 
시애틀 중앙도서관은 약 150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곳은 단순히 책을 빌려 읽는 공간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쉴 수 있게끔 개방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분위기의 문턱을 낮추려 한 설계자의 의도가 돋보인다. 
 

 

짧은 일정을 마치고 밤 비행기를 탔는데 운 좋게도 시애틀 전역의 야경을 볼 기회가 있었다. 호수와 호수 사이에 위치한 이 매력적인 도시는 매우 밝게 빛나고 있었다. 날씨가 너무 좋았던지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가득 찬 보름달이 나타났다. 바로 휴대폰을 꺼내 들어 100배 줌 기능으로 꽤 선명한 보름달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여행을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광경이었다. 

 

시애틀 시내 상공에서 바라본 야경
갤럭시 S23 울트라 100배 줌으로 달 촬영